10년 전 쯤 사려니 숲길을 다녀왔었는데
정말 고즈넉하고 신비로운 느낌에 감동이었습니다.
사려니 숲길이 평탄해서 걷기는 편하지만
10km라는 어마한 길이 때문에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조금 짧은 머체왓 숲길에 도전했습니다.
이름이 특이하지요?
머체왓은 머체(돌) + 왓(밭)이라는 뜻입니다.
근처에 머체오름이 있습니다.
머체왓 숲길 가는 법
머체왓 숲길은 한남리에 위치해있고, 3가지 코스로 구분됩니다.
네비게이션에 머체왓 숲길이라고 검색하시는 것보다는 머체왓 카페, 머체왓 족욕카페, 머체왓 방문객 지원센터 등(셋 다 등록 주소지 같음)을 검색해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머체왓 숲길 코스
1. 머체왓 숲길 (6.7km) - 2시간 30분 코스
2. 머체왓 소롱콧길 (6.3km) - 2시간 코스
3. 서중천탐방로 (3km) - 1시간 20분 코스
저희는 구성원들의 체력을 생각해서 소롱콧길로 선택..!
입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당 충전한 뒤 출발입니다.
이렇게 트여있는 공간으로 시작합니다.
날이 포근했습니다.
느영나영 나무라고 합니다. 여기는 꼭 직접 가셔야해요.
여기는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곳입니다.
완전 트여있는 공간이고 아랫쪽으로 있는 공간을 조망하는 데 가슴이 정말 시원해지는 기분입니다.
제 핸드폰 카메라로는 그 느낌을 살릴 수 없었습니다....
대신 한 참 바라보다가 갔어요.
여기가 본격적으로 숲길의 시작입니다.
시작하는 곳이 초원지대처럼 보여서.. 방심했으나..
본격적으로 걷다보면 꽤 숲으로 깊이 들어갑니다.
분위기가 반전인게 바로 머체왓 숲길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나무가 정말 울창합니다.
해가 쨍한 날이었지만 나무그늘로만 걷다보면
약간 서늘하게 느껴집니다.
머체왓 숲길을 걸을 때는 따뜻하게 체온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옷을 챙기세요.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으면 숲길을 걸을 때 체력이 금방 떨어집니다.
그리고 은근히 경사구간도 있으니 체력분배를 잘 하셔야 합니다.
아이(초2)와 함께 걸었는데 힘들어서 쉬면서 걷느라
2시간 아니고 3시간 정도 걸렸어요. 완전 예상 밖이었지만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머체왓 숲길에 오실 때는 마실 물을 꼭 챙겨가시길..!
소롱콧길 코스에는 산림욕하기 좋은 편백 구간도 있습니다.
숲길을 걷는 동안 바람이 불면 은은한 편백향이 코끝으로 느껴집니다.
제주의 숲길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습니다.
제주도 여행의 묘미 중 하나로 숲길 걷기를 추천합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이 끝 없이 이어진 잣성 돌담들과 함께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잣성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잣성은 국영목장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산 중턱에 쌓아놓은 돌담을 말합니다.
이 이정표를 찾아 따라 가면 됩니다.
이게 색이 눈에 확 뜨지 않아서 조금 아쉽더라구요..
나무에 감겨있거나 바람에 돌아가 있으면 모르고 잘 넘어가요.
그리고 간격이 생각보다 넓게 달려있습니다.
다니다보면 다른 등산모임에서 걸어둔 이정표가 있기도 해서
조금 헷갈리기도 합니다.
길을 가다보니 요상한 소리가 들립니다.
위에서 자꾸 뭐가 떨어져요.
뭘까.. 헀더니!
범인은 오색딱따구리였습니다.
잘 보시면 오색딱따구리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어찌나 열심히 나무껍질을 벗기고 있는지.. 재미있어서
한~참 구경하다 왔습니다.
숲 유치원 구간에는 유치원 아이들이 만들어 달아둔 이정표도 있어요.
요거 찾으며 걷는데 얼마나 귀여운지.. ㅋㅋ
막판에 이거 보며 힘이 났습니다.. ㅎㅎ
나무들이 열심히 자라느라 바닥에 떨어진 침엽수 나무껍질이 많거든요.
작고 얇은 조각을 하나 주워 기념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잘 부서지니 욕심을 부리시면 안됩니다 ~
저희는 시간관계상 그냥 갔지만 여유되시면 카페에서 족욕도 즐기고 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발의 피로도 풀고 숲길의 여운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참 열심히 걷고 나니 정말 발이 얼얼하더라구요.
사려니 숲길보다 짧지만 사실 난이도는 더 있는 편이었습니다.
제가 조금 방심했네요.
꽤 힘들었지만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이정표가 좀 더 눈에 띄는 색이면 좋겠어요.
그리고 정식길 외의 위치에는 등산동호회 이정표 안 달으셨으면..
오랜만에 걷는 길이긴 했지만 나름 이정표 잘 찾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가면서 제대로 가는 것 맞나? 하다가
나중에 나오고 보니 결국 중간에 길이 꼬여서 내려왔더라고요.
그래도 운치있고 자연에 가까운 모습이라 인상적입니다.
숲길 걷기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시간이 되시면 꼭 족욕하고 가세요.
한방차와 함께 즐기는 족욕코스! 너무 하고 싶었어요.
관심있는 분들은 머체왓숲길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세요.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http://www.meochewat.com/index.php
한남리 머체왓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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