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작년까지 삼재라고, 올해는 입춘이 지나면서 다 잘 풀릴거라고.
그런 말을 듣고 그런 말에 희망이라도 걸며 조금씩 더 힘을 내며 나아갔었는데, 신기하게도 안 좋은 일과 피곤한 일, 복잡한 일들은 대개 한꺼번에 터져나오곤 한다.
복잡하고 견디기 힘든 현실을 잠시 벗어나며 머리를 식히려고, 병원을 나서면서 바로 항공권을 예매했다.
그렇게 뛰쳐나오다시피 예약한 후쿠오카행.
어디 다른데를 갈까 싶어도 일단 만만한 비용, 거리, 충동성을 생각해 엄선된 목적지였다.
마침 6월 중순 무렵은 일본에 장마와 무더위가 시작되는 시기라서 항공권도 숙소도 무척 저렴했다.
낮에는 이틀 뒤 출발하는 항공권을, 저녁엔 숙소를 예약했다.
그 다음 날엔 유심을 구매했다.
국내와 국외를 모두 통 틀어서, 이렇게 빠듯하게 출발하는 여행은 정말이지 처음이다.
그래서 그런지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비행기에 탑승하고, 후쿠오카에서 입국장을 통과하고 나서까지 현실감이 많이 없었다.
하지만 지하철 역 입구로 들어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낯선 간판들이 눈 안으로 들어오자 내가 정말 떠나왔구나 싶은 생각에 정신이 들었다.
뭐든지 그렇다.
이게 될까? 어떻게 하지? 하면서 그저 흐름에 몸을 얹고 흘러가며 눈 앞에 보이는 것을 하나 하나 해결해나가다 보면 결국 목적지에 와 있다.
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고 하카타역으로 와 숙소까지 걸었다.
햇볕이 강하지 않아서 나쁘진 않았으나 생각보다 습도가 더 높아서 무더웠다.
스타벅스에서 잠시 아이스카페라떼를 한잔하며 쉬어갔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여유있는 인테리어 배치가 인상적.
반은 비여있는 20인치 캐리어를 끌고 있으니 바퀴소리가 요란하다.
드르럭 드르럭,,
낯설은 길을 지나 숙소에 도착했다.
만족스러웠던 후쿠오카 숙소 - 호텔 트라드 하카타
출발 3일전에 엄청난 특가로 줍줍한 '호텔 트라드 하카타'
원래는 하카타역 근처의 비지니스 호텔 숙소로 하려고 예산을 1박에 9~10만원 초반대로 잡고 있었는데 도보 10분 정도 거리에 1박에 6만원대가 등장..!(세금포함)
내 체력을 믿고 바꾸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체크인과 체크아웃 후에도 캐리어를 보관해준다는 점이 맘에 들어서 선택!
호텔 트라드 하카타 · 일본 〒812-0018 Fukuoka, Hakata Ward, Sumiyoshi, 3 Chome−12−1 えん博多ビル
★★★★☆ · 일본 스타일 비즈니스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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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컥 예약 후 공식 홈페이지나 후기를 찾아봐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듯 했지만 그래도 조금은 걱정했는데, 도착해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생각보다 룸 컨디션이나 면적, 화장실 같은 부분이 무척 만족스러웠다.
1인이용 예약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2인 기준으로 세팅이 되어 있었다.
덕분에 2박하면서 어메니티나 수건 추가를 하지 않아도 되어서 편했다.
일본의 숙소들은 대체로 좁은 편이라고 들어서 많이 걱정했는데 한국의 비즈니스 호텔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
아마 숙소 선택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본다.
가장 불편함이 예상되었던 공간인 화장실..
하지만 욕조도 그렇고 세면대쪽 공간도 그렇고 좁지 않고 적당했다.
수압도 나쁘지 않았다.
뷰는 특별할 것 없음 + 공사뷰
일하는 모습 구경하는 것도 새로웠다.
간단하게 한 끼 - 라멘 히후미
사실 체크인전, 캐리어를 맞기고 나와 약간 애매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숙소 근처에서 어디를 갈까 하며 구글지도를 살펴보 3시경에 브레이크타임없이 영업중인 식당을 찾아 들어갔는데 라멘집가서 엉뚱하게 차슈덮밥을 먹은 건 함정.
라멘을 시키려다 메뉴판에 적힌 차슈덮밥이 궁금해져서 시켜봤다.
ラーメン一二三 | 住吉ラーメン | Japan, Fukuoka, 博多区
ラーメン一二三(ひふみ)2024年4月6日、博多区住吉にオープン。どこか懐かしい、醤油ラーメン。福岡の人にも愛される醤油ラーメン。
www.ramenhifumi.com
참고: 현재 (8월1일) 이후로 영업시간이 변경되서 아침~점심 영업만 한다고..
파 가득과 소금으로 간을 한 차슈덮밥.
차슈에 토치로 그을린 불맛을 냈는데 독특했다.
싱겁게 먹는 내 입맛엔 좀 짰지만 먹을만했다. 그리고 양도 넉넉..!
현금 또는 QR결제만 가능하지만 친절하고 한국어 메뉴판이 있어 주문에 무리가 없다.
ラーメン一二三 · 4 Chome-12-1 Sumiyoshi, Hakata Ward, Fukuoka, 812-0018 일본
★★★★☆ · 일본라면 전문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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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이 근처에 몇 군데 있었지만 내 시간과 동선과 맞지 않으면 굳이 힘들게 찾아가지 않고 그냥 보이는 식당에서 끼니를 때워보기로 생각했는데 일단 첫 방문은 무난하게 때웠다.
일본식 가정집들을 천천히 지나 큰 도로로 나오면 맞은 편에 신사가 있다.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어서 경건한 마음으로 산책하거나 실제로 기도하러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막연하게만 알고 있는 일본의 신사문화.
직접 일본에 와보니 굉장히 독특하게 느껴졌다.
신사를 받아들일 때 문화로 받아들여야 할까 종교로 받아들여야 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참배하기 전엔 반드시 손을 닦는다고한다.
어떻게 하는 걸까.. 하는 차에 마침 중년의 아저씨가 손을 닦고 참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초록빛이 짙은 나무들 사이에 석재 도리이와 붉은 건물들이 인상적인 풍경이었다.
현지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어우러져있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 스미요시 신사였다.
늦은 점심을 먹어서 인지 소화가 잘 안되어, 조금 동네 산책을 했다.
장마철이라 비가 조금 왔는데 걷기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동네에서 유명한 문구류, 굿즈 상점인 '하이타이드 스토어'에 들려보았는데 독특한 물건이 많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조용히 구경하고 나왔는데 마침 작가의 팝업 행사가 열려서 방문객들이 많았고, 외국관광객도 많이 방문하지만 후쿠오카로 관광 온 타지역 일본인들도 많이 오는 듯하다.
하이타이드 스토어 · 일본 〒810-0012 Fukuoka, Chuo Ward, Shirogane, 1 Chome−8−28 ハイタイド
★★★★☆ · 문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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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인 만큼 피로는 탕 목욕으로..!
숙소에서 배스솔트를 제공하고 있어서 마음에 드는 향으로 조합, 알차게 사용했다.
제법 걸어서 조금 피곤했지만 무계획으로 방문한 일본 여행 첫날은 무탈하게 마무리.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들을 한국에 떨쳐놓고 왔다 생각했지만 오히려 이렇게 일탈을 하고보니 새로운 경험과 함께 복잡한 생각이 정리된다.
2일차는 비가 오지 않는다면 공유 자전거(차리차리)로 오호리공원까지 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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